#0528 지하철 풍경..

잡담 RSS Icon ATOM Icon 2009/05/28 21:35 늅늅

#1. 쑥파는 할머니.

 

 

종로 3가 - 회기 사이에서 있었던 일이다.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잡상인들이 물건 파는거야 하루 이틀 일도 아니지만,

 

오늘은 왠 할머니 한분이 지하철을 누비며 '쑥'을 파셨다.

 

혁대니, 밴드니, 보통 잡화를 팔기 마련인데 식품이라.. ㅡㅡ;

 

내가 탔던 차량엔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할머니는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어느 아가씨가 할머니를 불러 세웠다. 그래서 할머니가 돌아와 쑥을 팔려고 하는데

 

아가씨가 갑자기 지갑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너무 죄송하다고.. 다음에 보면 산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모처럼의 고객을 포기할 수 없었는지,

 

"같이 타고 온 사람 없냐"

 

"아는 사람도 없냐"

 

위 두가지 말을 반복하시면 아가씨 앞에 주저앉아버리셨고-_-

 

아가씨는 아가씨대로

 

"지갑을 갖고 나온 줄 알았는데 없다"

 

"다음에 보면 꼭 사드리겠다"

 

를 반복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그런데도 할머니가 포기하실 기미가 없자,

 

아가씨는 결국 집에가서 통장에 부쳐준다고 외상으로 쑥을 구매하였다.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받자마자 뒤도 안돌아보고 다음칸으로 가시는 할머니...

 

대단해요~

 

 

 

#2. 예수 믿으세요?

 

 

역시나 같은 구간에서 있었던 일이다.

 

청량리 - 회기 구간은 신호대기 문제로 지하철이 중간에 정차하는 경우가 많다.

(회기역이 의정부로 가는 노선과 덕소로 가는 노선이 합쳐지는 지점이라서 그렇다.

화물기차가 다니는 노선이 있기도 하고.)

 

오늘도 지하철은 언제나처럼 회기-청량리 사이에 멈춰서 신호를 기다렸다.

 

무심히 창밖을 보고 있는데 귀에 들어오는 소리.

 

"예수 믿으세요?"

 

아, 다행히 나에게 물어본 것은 아니다.

 

돌아보니 어느 아가씨(편의상 A)가 다른 아가씨(편의상 B)에게 종교 권유를 하는 모양이다.

 

B는 "저 교회 다녀요" 라면 회피 기동을 시전하였으나

 

A는 "어느 교회 다니세요?" 라며 반격했다.

 

B가 우물쭈물거리자 A는 다시금 종교를 권유하며

 

기독교의 우수성과 예수의 뛰어남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때마침 지하철도 다시 출발하여 목적지인 회기역에 도착하였다.

 

역에 도착하자 B는 바쁘다는듯 A를 뿌리치며 지하철에서 내렸지만, 글쎄.

 

A는 아마 잠행 40포인트 이상으로 그림자 밟기를 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뒤를 조심하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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